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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EI 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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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2016년도 "중앙1호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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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 전형진
KREI 논단 | 2016년 2월 12일
전 형 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이 올해도 변함없이 삼농문제를 주제로 '중앙1호문건'을 발표했다. 2004년 이후 연속 13년째다. 제목에 나타난 키워드는 '신 발전이념 실현, 농업현대화 가속화, 샤오캉사회(少康社会; 의식주가 비교적 풍요로운 사회) 목표 실현'이다. 이 중 핵심은 농업현대화로 2014년 이후 발표된 '중앙1호문건'의 제목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이는 중국 경제사회 발전 방식의 전환기를 맞아 시진핑 정부가 추구하는 4화동보(四化同步; 공업화, 정보화, 도시화, 농업현대화) 발전 전략을 실현하는 데 농업현대화가 걸림돌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책적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도 '중앙1호문건'이 제시한 농정 기조는 올해부터 시작하는 '13.5규획(경제사회발전 제13차 5개년 계획)'의 발전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공산당은 지난 해 10월 18기 5중전회(중국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서 향후 5년 동안 경제사회 발전 과정에서 추구할 이념으로 '혁신, 조화, 녹색, 개방, 공유'를 제시한 바 있다. 경제사회 발전의 대전환기를 맞아 농업분야에서 5대 신 발전이념의 기치 아래 농업현대화를 통해 중국농업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2020년 샤오캉사회 목표 실현을 보장한다는 구상이다. 문건은 농업현대화를 통해 202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로 주요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 보장, 농가소득 증대(2010년의 2배 목표) 및 도농 간 소득격차 축소, 농촌지역 빈곤 구제, 농민의 자질 향상과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 수준 제고, 각종 농업제도 개혁 완성 등을 제시했다.
 

올해 '중앙1호문건'은 농정 추진 방향을 ▲농업의 효율성 향상 및 경쟁력 제고 ▲지속가능 농업 발전 ▲농가소득 증대 ▲신농촌 건설 수준 제고 ▲농업·농촌 발전동력 강화 ▲공산당의 영도 등 6개 분야로 구분하고 총 30개의 추진 과제들을 병렬식으로 나열했다. 지금까지의 '중앙1호문건'이 그러했듯이 올해 제시된 농정 방향과 과제들도 대부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언급된 것으로 딱히 새로운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5대 신 발전이념의 하나로 제시된 '녹색' 및 '조화' 발전과 관련된 과제들이 우선적으로 언급된 점이 주목된다.
 

먼저 농업생태환경 문제의 해결을 중시한 점이 눈에 띈다. 잘 알려진 대로 중국 농업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성장 초기단계에서 경제사회적으로 요구되었던 각종 역할을 충실히 이행했다. 그리고 단기간에 기아에서 포식의 단계로 진입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농업성장도 이룩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실적은 농업생태환경의 악화라는 대가를 필요로 했고 이제 농업생태환경 문제는 지속가능한 농업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었다. 중국은 중저속 성장이 일반화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 전략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여 농업분야에서도 농업생태환경 문제 해결이 농정의 주요 어젠다로 부상했다. 이번 문건에서는 토지, 수자원 등 농업자원의 보호와 효율적 이용, 농업환경문제 현안 해결(화학비료·농약 제로성장 행동 실천 등), 농업생태환경 회복 그리고 식품안전을 위한 다수의 세부 추진 과제들이 언급되었다.
 

다음으로 샤오캉사회 실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농가소득 문제의 해결을 중시한 점이 눈에 띈다. 농가소득 증대는 중국 농정에서도 줄곧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정책 목표이다. 특히 조화사회(和谐社会) 실현을 국정 어젠다로 제시했던 후진타오 정부 시기 도농 간 소득 격차를 축소하기 위한 농가소득 증대는 최우선 정책 과제의 하나였다. 시진핑 정부도 목표한 샤오캉사회의 실현 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소득 증대에 정책적 우선순위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문건에서는 농산물가공업의 발전, 농산물 유통체계(농산물 전자상거래 촉진 등) 개선 그리고 농산업체인과 농가소득의 연계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여러 가지 세부 추진 과제들이 언급되었다.
 

또한 농촌관광업이 농촌지역 빈곤 구제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관광농업과 농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과제들도 함께 제시되었다.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6차산업화의 기본 개념이 등장하여 농촌지역에서 '1차・2차・3차 산업의 융합'을 통해 농산업의 가치사슬을 연장하고 부가가치를 제고하여 궁극적으로 농가소득 증대를 촉진할 것을 강조하였다.
 

중국은 올해 시작된 '13.5규획'이 마무리되는 2020년에 맞추어 그동안 공언해 온 샤오캉사회 실현을 대내외에 공식 천명할 계획이다. 이러한 시간표에 맞추어 샤오캉사회 실현의 최대 걸림돌인 삼농(농업・농촌・농민)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올해 '중앙1호문건'에서 제시되었다고 할 수 있다. 농업현대화를 핵심적인 농정 기조로 설정하고 2020년까지 달성할 목표도 함께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2016년도 '중앙1호문건'이 제시한 농정 방향과 추진 과제들은 올 한 해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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